MOTOR 가이드

2016자동차 관련 주요 이슈5

글. 변성용 자동차생활 기자

여기저기서 터지는 소식에 황망하던 올해가 벌써 끝나가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관련된 올해의 빅이슈 5개를 되짚어 봅니다. 나쁜 일 천지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슈 1.
폭스바겐 / 아우디
인증 취소 사태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12개 자동차 브랜드를 거느린 자동차 제국 폭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한국의 경우 폭스바겐은 임의설정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문제가 된 차량은 오직 미국 판매모델에만 국한된 것이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임의설정을 확신하는 환경부와 인정하지 않는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의 갈등은 결국 검찰 수사로까지 치달았습니다. 결국 환경부가 스스로의 책임론을 무릅쓰고 ‘인증조작’ 카드를 꺼냈습니다. 국내 인증과정에서 임의로 서류를 위 변조한 차들을 찾아 모두 인증을 취소해 버린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인증 취소는 임의설정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터진 것이 아닙니다. 조사과정에서 나온 인증 서류조작이 일으킨 나비효과라고 보는 것이 맞으며, 임의설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취소된 차들의 재인증이 전처럼 쉽게 될 리는 만무합니다. 전수검사에 준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며, 그때까지 폭스바겐과 아우디 그리고 벤틀리는 겨우 살아남은 한줌의 라인업을 가지고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실제로는 영업정지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인 거죠.

여기에 엎친 데 덥친 격이랄까요, 2016년 11월 디젤 스캔들을 조사 중이던 미국 EPA가 아우디 차종에서 변속기 조작 로직을 발견합니다. 스티어링휠의 각도에 따라 테스트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따라 변속 패턴을 조작해 실제 보다 더 적은 양의 CO2와 산화질소를 배출하는 프로그램이 숨겨져 있다는 겁니다. 정차와 주행 상태에 따라 배출량을 달리했던 기존 조작 장치와는 달리, 이것은 스티어링휠이 약 15도 이상 움직였는지를 바탕으로 실제 주행 여부를 판단한다고 합니다. 폭스바겐 그룹도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존재를 시인했습니다. 판매량 증가로 한숨 돌리나 싶었습니다만, 폭스바겐 그룹의 위기는 아직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군요.

이슈 2.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미쓰비시 인수

미쓰비시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인수되었습니다. 지난 4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정리될 새도 없이 터져 나온 연비 스캔들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미쓰비시는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미쓰비시의 경차가 오랫동안 연비를 속여서 판매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판매량은 절반으로 추락했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천문학적인 수준의 보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몰렸습니다. 문제가 된 경차들은 닛산에도 리뱃지 형식으로 납품하고 있는 차였기 때문에 판매 중지의 불똥은 닛산까지 뒤집어 쓰게 됩니다.

그럼에도 구원의 손길을 내 민 것은 닛산이었습니다. 이전부터 닛산은 차를 사오기도 하지만, 쪼그라든 미쓰비시의 라인업을 자사의 차로 메꿔주고 있는 상생의 관계이기도 했습니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생산시설과 아직도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동남아 시장의 판매 네트워크도 매력적이었을 것입니다. 득과 실을 곰곰이 따져 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마침내 미쓰비시를 그냥 ‘사버리기’로 결정합니다. 2조 6천억 원을 들여 주식 34%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등극한 것입니다.

이번 합병으로 미쓰비시는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돈이 없어 못했던 신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수혈 받을 수 있게 되겠지만, 생산거점과 판매망을 내놓게 될 것이며 시장에서 서로 싸우는 일이 없도록 라인업과 지역상품도 신중하게 조정될 것입니다. 물론 규모의 경제도 무시할 수 없지요. 이제 르노-닛산-미쓰비시는 연간 판매량 960만대에 이르는 세계 4위의 거대 자동차 집단이 되었습니다. 1000만대 그룹에 턱걸이 하려는 3위 GM을 여차하면 끌어내리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맹추격 중입니다.

이슈 3.
독일,2030년 내연기관의
종말 선언

최근 독일 연방 상원은 2030년부터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자동차만 승인하는 결의안을 초당파적 합의로 통과시켰습니다. 가솔린 또는 디젤차에 대해선 자동차 인증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타결된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95%까지 줄여야 합니다.

사실 독일 이전에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들이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독일 연방상원의 결의안은 그 파급효과의 레벨이 다릅니다. 결의안이 법제화돼 시행될 경우, 2030년부터 독일에선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만 신규 등록과 운행이 허용됩니다. 1885년 최초로 가솔린 엔진 자동차를 발명한 독일이, 145년만에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의 종결을 스스로 선언한 것입니다. 이날 독일 자동차 회사의 주가는 10% 이상 폭락했습니다.

결의안은 독일산 자동차뿐 아니라 독일에 들여오는 수입차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독일 연방 상원은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도 같은 방침을 지켜나갈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결의안이 전체 유럽으로 퍼져나갈 경우 EU는 물론 전세계 자동차 산업과 문화에도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임은 자명합니다. 정말로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슈 4.
삼성, 하만(HARMAN)
인수

자동차 전장산업 확대를 외치던 삼성전자가 미국의 하만을 전격 인수하였습니다. 인수총액은 80억 달러(한화9조4000억 원)으로 단일 해외 M&A 사상 최대 금액입니다. 하만이라는 이름은 좀 생소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회사의 속을 들여다 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하만은 전세계 오디오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이 세계의 거대 공룡입니다.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뱅앤올룹슨(B&O), 렉시콘(Lexicon) 등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본 고급 오디오 브랜드들이 모두 인수합병을 거쳐 하만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디오계에서 정점에 달한 성능을 자랑하는 회사이자, 고급 자동차 오디오 시장에서 눈에 띄게 많이 보이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왜 인수를 했냐고요? 하만 인수는 가장 빠르게 자동차 전장산업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지름길이니까요. 하만은 차량용 고급오디오를 시작으로 그 범위를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메틱스로 넓혀온 회사입니다. 전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와 협업을 통해 차량 개발단계에서부터 차의 ‘일부’를 같이 만듭니다. 7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 중 차량용 제품의 매출이 65%에 달할 정도니까요. 여기에 삼성의 기존 하드웨어만 부어 넣게 되어도 그 효과는 근사한 매출숫자가 되어 되돌아올 겁니다. 여기에, 하만이 보유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이용할 길이 열립니다. 마크레빈슨의 오디오를 탑재한 삼성 TV나 뱅앤올롭슨의 회로가 탑재된 갤럭시 스마트폰 같은 제품이 곧 나올 겁니다. 이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삼성제품의 경쟁력에 날개를 달아줄 것임은 자명합니다

이슈 5.
미국 대선과 북미시장

데이터의 붕괴니 러스트 벨트의 반란이니 말들이 많습니다. 예상과 다른 결과는 자동차업계도 ‘멘붕’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정말 공약대로 된다면 보호 무역주의의 거대한 태풍이 몰아칠 테니까요.
우선 미국 내 자동차 관련 업종의 주가는 출렁거렸습니다. 네, 미국 자동차 회사의 주가가 출렁거렸다니까요. 미국회사가 미국에서 차를 안 만들고 있으니까요. 대선기간 내내 트럼프는 멕시코에 대한 자동차 생산투자 철회,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같이 현재와는 전혀 다른 정책 노선을 내세웠습니다. 미국으로 유입될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서는 30%의 관세를 부여하는 것으로 추가 투자를 저지하겠다는 것입니다. 멕시코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생각하고, 전기차 보조금이랍시고 세금을 축내는 일이 못마땅했던 사람들에게는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였을 겁니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의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미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진 생산 시설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며, 이는 자동차 제조사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멕시코에는 자동차 회사를 따라 나간 델파이 같은 ‘미국’ 부품회사가 수두룩합니다. 공약을 지키려 할 경우 그들 ‘미국 회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미국회사만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한국 회사의 차(기아차)도 덩달아 불이익을 받겠지요.

여기에 훨씬 더 복잡하고 골치 아픈 문제, ‘FTA 재협상’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미 대통령 당선자는 현재의 한미 FTA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서 10만개의 일자리를 없앤 대표적 불공정 협정이라며 재협상을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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