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I

그들이 타는 특별한 자동차들

글. 김아롱 카테크 기자

지난 11월초 세계 최대의 자동차애프터마켓 및 튜닝관련 전시회인 세마쇼와 에이펙스 전시회 (SEMA SHOW 2016 & APPEX Show 2016) 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습니다.
올 해로 50회째를 맞은 이번 세마쇼에는 140개국 2천400여 업체가 참가해 1만 3천여 개의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관련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예년에 비해 완성차업체의 참가는 줄었지만 많은 완성차업체들이 앞 다퉈 튜닝카와 퍼포먼스 쇼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액세서리와 퍼포먼스 키트를 발표했습니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참가부스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나스카와 인디카 그리고 드래그머신과 오프로드 경주차 등 각종 경주차는 물론 몬스터카, 심지어 1950년대의 올드카까지 다양한 데모카를 전시하고 유명 레이서들과 레이싱모델들이 사인회를 여는가 하면 외부전시장에서는 경주차 및 타이어 체험주행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취재하면서 한 때 세계 1위 자동차시장이었던 미국의 자동차문화와 그들의 자동차 헤리티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차령이 10년만 넘어도 똥차(?) 취급을 하는 국내 정서와는 달리 그들은 20년, 30년이 넘은 차들도 복원해 주행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직접 부품을 사다 정비하고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개조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도 자신들의 차를 개조(?)하기 위해 10만 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우리에겐 튜닝(Tuning)이란 단어로 익숙한 커스터마이징(Custermizing)은 자동차의 성능은 물론 외관에 이르기까지 적용분야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애프터마켓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출고 때부터 퍼포먼스 부품 또는 보디킷, 익스테리어 등 일부 커스터마이징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사양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애프터마켓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누구나 자신만의 차로 꾸밀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방탄리무진에서
노숙하기

1 | 1980년식
캐딜락 플리트우드 리무진
부경대학교 제공/노컷뉴스

지금이야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자신의 차를 꾸밀 수 있지만 한 때 커스터마이징은 럭셔리 차나 슈퍼카, 리무진, 특수목적 차 등 일부 고급차종의 전유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일부 슈퍼카나 럭셔리차에서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수백 가지 옵션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세상에 한 대 밖에 없는 자신만의 차로 개조가 가능한 셈이지요.
대통령이나 일부 고위급 인사, 세계적인 연예인 등이 이용하는 것으로 불리는 일명 방탄리무진도 대표적인 커스터마이징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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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인 어느 날, 실습공장에 낯선 1980년식 캐딜락 플리트우드 리무진 한 대가 입고되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탔던 리무진(청와대 의전실에서 사용하던 리무진이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이라고 알려진 이 리무진이 처음 학교에 들어 온 날 선배 조교와 단둘이서 학교 주변 도로를 주행할 때의 기분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묘했습니다.
차체가 실제 방탄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자리 잡은 경광등과 프런트 범퍼에 설치된 깃봉 그리고 진한 썬팅으로 무장된 외형만으로도 단번에 VIP 차인 것을 알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실습용 차량으로 공장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이 리무진 뒷좌석은 제가 대학생자작자동차대회를 준비하면서 2주 넘게 저의 잠자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누워서 자기엔 그리 편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저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차였습니다.
아마 대통령 전용차에서 노숙 아닌 노숙을 해봤던 사람은 전 세계에서 제가 유일하지 않았을까요? 10년 넘게 공장에 세워져 있던 이 차는 훗날 예전 모습으로 복원되어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교내 캠퍼스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찾아가 누워봐야겠네요. 

야수, 수류탄 공격과
화학공격도 거뜬히 견뎌

한편 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차인 캐딜락 프레지덴션 리무진의 경우 방탄은 물론 수류탄 공격과 화학공격에서 거뜬히 견딜 수 있어 ‘야수’라는 별명이 붙어있다고 합니다.
고강도 철판과 알루미늄, 티타늄, 세라믹 등이 적용된 이중구조의 차체는 로켓공격에도 견딜 수 있으며, 방탄소재로 만들어진 도어는 보잉 757 비행기와 맞먹는 20cm 두께를 자랑합니다. 차 바닥도 13cm 두께의 철판을 보강해 지뢰폭발에도 견딜 수 있으며, 케블라섬유로 보강된 런플랫타이어는 찢어지거나 펑크가 나지 않으며 파손되더라도 타이어 안에 있는 드럼으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야간투시 카메라가 적용된 산탄총과 최루탄 발사기 등 최소한의 방어장비도 갖추고 있습니다.
일명 연예인 밴으로 불리는 컨버전스 밴이나 럭셔리 밴 또한 연예인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나 회사의 고위임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애용하는 차로 유명하지요.
이러한 럭셔리 밴은 대형 LED TV나 오디오시스템, 안마 및 온열시트, 전동 발받침을 비롯해 전동으로 창 유리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매직글래스, 고급와인바 등 일반적인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편의사양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시트 또한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못지않은 편안한 승차감으로 장거리 운전을 하더라도 피곤함이 덜합니다. 또한 회의용 테이블과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PC 등을 갖춰 비즈니스 차로 변신한 밴들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러한 컨버전스 밴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는데요. ‘트위스터’라는 영화를 보면서 영화 스토리보다는 화면 속에 등장했던 크라이슬러 밴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공에 맞서 주인공보다 먼저 토네이도의 비밀을 캐려던 나쁜(?) 기상학자가 타고 다녔던 이 밴은 당시만 해도 흔히 볼 수 없었던 최신 무선인터넷과 각종 기상장비를 싣고 토네이도를 따라다니며 실시간으로 토네이도의 진로와 강도 등을 예측하는 장면을 선보였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저도 저런 비즈니스 밴을 몰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에서 한 대 밖에 없는
자신만의 자동차

슈퍼카와 럭셔리 모델의 경우에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많이 있습니다. 롤스로이스의 비스포크, 벤틀리 뮬리너,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등이 대표적인 커스터마이징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벤틀리 뮬리너의 경우 외관 페인트 컬러에서부터 시트의 바느질 방법까지 본인의 취향에 맞춰 지정할 수 있으며, 외장컬러의 경우 80여 가지, 인테리어 가죽컬러의 경우 15가지 컬러를 조합할 수 있는데 안전과 법규에 문제가 되지 않는 한 고객들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의 경우에도 센터페시아 패널이나 팔걸이 등에 그림이나 독특한 문양을 그려 넣거나, 고객이 원하는 나무의 종류와 색깔, 나무결 등을 선택해 우드트림을 만들기도 합니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또한 내외장 컬러는 물론 시트 가죽이나 색상, 휠 디자인 등 수 백 여 가지의 옵션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세상에서 한 대 밖에 없는 자신만의 차로 꾸밀 수가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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